어쩜좋아
있잖아, 할 일은 많은데 나 무지 심심해 졌어.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잘 안 잡힐지 모르겠는데...어떠한 "추진동력"을 잃었다고 해야 하나? 조금 더 자세하게 말 하자면 그 중에서도 "동력"을 조금 더 잃은 것 같애.

음악활동하고, 공부한답시고 남들보다 사회 생활이 조금 늦었다...고 해야지만 아무래도 어른들한테는 제대로 이야기가 전달될 것 같은데 말야, - 즉,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대한민국의 사회적 기준에 맞추려면 아무래도 그렇게 표현해야 조금 더 맞는 것 같고, 만약 이제서야 독립의 때가 온 것 같다는 그 말뜻은 곧, 돈을 좀 벌기 시작했다는 거지. 정기적으로.

솔직히 말해서 공부한다고 그동안 벌여놓은 일들이 많아서 모아둔 돈 같은건 없어. 근데 이제 좀 바로 서기 시작하니깐- 주변 친구들은 그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나라고 왜 고민이 없겠냐마는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하기 시작해서 좀 덜하다고 해야 하나...게다가 내가 속한 직업군이나 세대로 치자면 말야. 그러니깐 우리 세대 88만원 세대들이 해야하는 고민을 조금은 해결해 놓으려니깐 더 큰 고민이 시작되었어.

재미가 없어졌거든.

11월 25일에는 졸업 작품을 발표해야 하고, 그 때문에 논문 초록 발표도 지난 주에 치루었고, 4월부터 8월까지 온갖 병신 소릴 다 들어가며 때려칠까 말까 내가 사네 죽네 지금 뭐하는 거지 아아 내가 하필이면 그딴 일 때문에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남 탓하고 고민속에 빠져서도.

어떻게든 버텨서 이제는 궤도에 올라섰거든.

그런데 말야...나를 5~6년씩 알아온 친구들은 알거야, 나 요즘 좀 변한 것 같애. 안 그래도 연구실 동기 JH군이 비슷한 질문을 했을 때 나는 "2009년에 내 가치관마저 어느 정도는 변해 버렸지"라는 어찌 보면 무서운 말을 전혀 무섭지 않게 씹어 뱉기도 했는데. 점심에 쟁반 짜장을 먹고 있으려니 충치가 신경까지 닿아 버린 오른쪽 아래 어금니가 시려오며 불현듯 깨닳은 거야.

내가 정말 변했구나.

한때는..."수많은 날이 지나고 세상 모든게 변해도 난 결코 변치않아" 어쩌고 라며 거짓말 같지는 거짓말 같지 않은 그게 내 진짜 모습이라며 스스로를 쪼으며 살기도 했는데(근데 그 노래 사실 맥도날드 런치 셋트 입간판 보고 쓴 가사였을 뿐야) 이젠 부끄럽지 않은거 있지? 정말이야, 예전엔 이런 말을 입 밖에 내는 것 조차 부끄럽다고 여겼던 나 였는데...

정말 변했더라고.

왜 일까, 오늘 하루의 절반은 그 생각을 하며 지냈어.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난 이제 재미가 없어. 20대의 대부분을 "음반을 만들자"며 세워둔 목표를 향해 열정을 태웠다면, 사실 벌써 3년 지난 일인데도, 불현듯 "그 때 느꼈던 두근거림과 자신감, 설레임, 용기, 열정을 다시는 재현하지 못할지도 몰라"라는 생각도 들었어.

그러자 조금 무서워졌어.

허탈함이나 매너리즘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애. 그렇다고 지금 주어진 일들을 안 하고 있는건 아니거든. 작품도 꾸준히 수정하고 있고(막 재미있어서, 신나서 만들던 타이밍은 지났지만), 논문 생각도 계속 하면서 리서치하며 글도 쓰고 있고, 낮에는 나름 농땡이 피우지 않고(예전에 비하면) 열심히 일 하고, 일주일에 두번은 아이들을 가르치며(나는 누군가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일이 참 재미있어) 다른 날들은 연구실에 파묻혀 있지.

이런 이야기를 휴가 듣더니 그러더라. 너가 요즘 연애를 안 해서 그래.
이런 이야기를 헌이 듣더니 그러더라. 그렇게 당하고도 또 연애 생각이 나냐?

이건 그런 문제와는 좀 달라.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것 같애.
by 꿈의대화 | 2009/09/30 00:15 | 일상만담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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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라r at 2009/09/30 15:17
머리를 삭발 해보세요

저도 며칠전에 그래서 모히칸 머리로 삭발해버렸습니다...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9/10/06 01:53
몸은 좀 괜찮으세요? 어디를 얼마나 다치셨어요? 회사는 어찌된거여요? 기타는 계속 칠 수 있겠어요?

안 그래도 덧글 보니 생각난게- 답글 늦게 달아서 미안하지만^^;; 정말 삭발할까? 생각은 조금 했다가...지난 주에 미용실 가서!

언제나 자르던 스타일로 그냥 다듬었다능;;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9/10/01 19:31
풍성한 한가위 되세용~*
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9/10/06 01:53
옹 똥사내. 답글이 늦어서 미안해요. 이젠 글 자주 쓰...고...싶어요^^;;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9/10/07 11:12
거짓부렁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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